2000년대 초 중국 상하이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 상하이는 지금보다 치안이 좋지 않았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나 범죄도 있을 때여서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특히 택시 타기도 쉽지 않았는데 외국인들이 택시를 타면 일부러 길을 돌아가거나 요금을 터무니없이 요구하기도 하였는데 그때 당시 교민들 사이에서는 ‘상해대중(上海大众)’ 택시를 타면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 당시에는 그냥 택시회사로만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상해대중(上海大众)이 상하이자동차(SAIC)와 폭스바겐(VW)이 합작하여 상하이에 세운 자동차 회사의 중국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인기있던 차종은 산타나였는데 우리 회사에서 중국 직원이 처음으로 산 차량도 산타나였고 그 당시 가장 인기 차종이었으며 대부분의 택시도 상해대중에서 만든 산타나 차량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만큼 상하이 폭스바겐은 중국내에서 특히 상하이 부근에서는 매우 인기가 있으면서 많이 팔리는 자동차 회사였다.
1) 상하이 폭스바겐(SAIC-VW) 자동차 소개
상하이 폭스바겐(SAIC Volkswagen, 上汽大众汽车有限公司, 上汽大眾汽車有限公司) 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 회사이며 폭스바겐 그룹과 상하이 자동차의 합작 투자 회사이다. 1984년에 설립되었으며 폭스바겐, 스코다 및 아우디 브랜드로 자동차를 생산한다. 아메리칸 모터스(American Motors)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중국에 진출한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이자 중국에 진출한 첫 번째 자동차 제조 합작 회사이다.
합작 투자는 폭스바겐 그룹이 40%, 폭스바겐 그룹 중국이 10%, 상하이 자동차 50%의 지분으로 구성된다. 이 회사는 상하이 안팅(安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난징(南京), 이정(仪征), 우루무치(乌鲁木齐), 닝보(宁波), 창사(长沙) 및 기타 지역에 생산 기지가 있다.
상하이 폭스바겐은 이후에 설명하겠지만 중국 동북 장춘시(长春市)에 본사가 있는 이치 폭스바겐(FAW-VW)과는 다른 합작회사이며 이치 폭스바겐이 주로 아우디등 고급차량 위주의 생산라인을 가져가는 반면 상하이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에서 폭스바겐(Volkswagen)과 스코다 (Skoda) 두 브랜드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한다.
2) 상하이 폭스바겐(SAIC-VW) 자동차와의 협업
중국에서 우리 회사가 상하이 폭스바겐 본사 부근에 있었고 이미 기술력이나 품질면에서 인정을 받고 Global GM의 1차 협력업체로 수출을 한참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상하이 폭스바겐의 협력업체로 등록이나 영업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또한 그당시 북경에 있는 독일 폭스바겐 본사에서 파견 나온 구매인원이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를 개발하려는 생각에 우리 회사를 점찍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하이 폭스바겐 영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비록 독일 본사에서의 지원요청이 있었지만 실제 중국에서의 업무는 중국 현지 직원들의 판단과 결정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그 직원들은 중국 협력업체를 선호하고 어쩔 수 없이 해외 협력업체를 선호하더라도 미국이나 유럽 국적의 큰 부품업체를 선호하고 한국이나 일본 부품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무시하는 경향 때문이었다.
여하튼 상하이 폭스바겐 차량의 수주는 실패하고 해외 수출물량의 폭스바겐 프로그램과 체코 수출향의 스코다 자동차 프로그램만 수주하였던 경험이 있다.
3) 상하이 폭스바겐 자동차(SAIC-VW) 브랜드
상하이 폭스바겐에서는 폭스바겐 브랜드와 스코다 브랜드를 생산한다.
이중 폭스바겐 브랜드 모델에는 폴로(Polo), 뉴 산타나(新桑塔纳, New Santana), 라비다(Lavida, 朗逸), 라만도(Lamando, 凌渡), 뉴 파사트(New Passat, 全新帕萨特), 피데온(Phideon, 辉昂), 티구안(Tiguan, 途观) 실크로드 버전(丝绸之路版), 올 뉴 티구안 L(All New Tiguan L), 뉴 티구안 L(New Tiguan L, 新途观L), 테라몬트(Teramont, 途昂和途安)를 포함한 제품군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스코다 브랜드 모델에는 파비아(FABIA, 晶锐), 라피드(RAPID, 昕锐), 라피드 스페이스백(RAPID SPACEBACK, 昕动), 옥타비아(OCTAVIA, 明锐), 옥타비아 콤비(OCTAVIA COMBI, 明锐旅行车), 수퍼브(SUPERB, 速派), 코디악(KODIAQ, 柯迪亚克), 카록(KAROQ, 柯珞克), 카미크(KAMIQ, 柯米克)가 제품군에 포함되어 있다.
이 중 폭스바겐 산타나(Volkswagen Santana, 大众桑塔纳)는 중국명은 "싼타나(桑塔纳, Sang Ta Na)"이며 상하이 GM의 뷰익 엑셀과 함께 대표적인 중국의 국민차로 중국의 생존을 위한 개혁개방과 현대화의 상징으로까지 볼 수 있는 차량이다.
4) 상하이 폭스바겐(SAIC-VW) 자동차와의 비즈니스
내 경험상 상하이 폭스바겐이나 이치 폭스바겐 물량 수주 시 단독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고 상하이 폭스바겐과 이치 폭스바겐, 독일 본사 폭스바겐이 공동으로 협의해서 결정하였고 결국 다른 업체들이 따라오지 못할 기술력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중국내 폭스바겐 인원들과의 인맥을 장시간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중요한 사항은 중국내 상하이 폭스바겐과 이치 폭스바겐의 협력사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폭스바겐 품질 시스템인 Formel Q 시스템을 통과해야 하는데 우리회사의 경우 그 당시 독일에서 파견 나온 인원이 심사와 개선 사항 진행을 1여 년 넘게 수행하면서 통과했었으며 회사 내부 시스템과 조직을 제대로 갖춰서 장기간에 걸쳐서 준비해야 하는 사항이었다.
5) 결론
중국 자동차 회사들을 신규 영업하는 것은 기술력이나 품질경쟁력을 제외하더라도 중국에서 ‘꽌시’라고 말하는 인맥관계가 얽혀져 있어서 쉽지 않다.
하지만 중국 토종 브랜드나 자체 브랜드에 비해서 합작 자동차 회사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은 낮다고 생각한다. 특히 상하이 폭스바겐의 경우 중국 내에서 이치 폭스바겐과 함께 매년 판매량 1~2위를 다투고 있으므로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회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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